17-18시즌 NBA 신인왕 경쟁 “벤 시몬스vs 도노반 미첼”-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Posted by 사&슬 파파
2018. 2. 14. 14:06 농구 이야기/미국 농구 N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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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BA 정규시즌이 각 팀당 순위 싸움에 연일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신인왕 레이스의 승자가 누가 될지도 최대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17-18 시즌 11월까지만 해도 필라델피아 소속 벤 시몬스의 독주 체제로 보였던 신인왕 레이스는 12월 들어 갑작스럽게 구도가 달라졌습니다. 벤 시몬스가 여전히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유타 재즈의 도노반 미첼, LA 레이커스의 카일 쿠즈마가 시몬스를 추격하는 3강 체제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1월 중순으로 향하고 있는 지금, 카일 쿠즈마의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신인왕 레이스는 1위 벤 시몬스와 2위 도노반 미첼의 2파전으로 양상이 또 달라진 상황입니다. 현재 분위기상으로는 벤 시몬스가 유력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은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12월부터 유타 재즈의 상승세를 이끌며 무서운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도노반 미첼의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시몬스의 신인왕 수상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새해가 되면서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는 벤 시몬스와 도노반 미첼의 신인왕 레이스. 1위 굳히기를 노리는 벤 시몬스와 대역전극을 꿈꾸는 도노반 미첼 중 마지막에 웃는 쪽은 어느 선수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신인왕 1순위는 벤 시몬스

 시카고와의 최근 경기에서 시몬스는 19득점 17리바운드 14어시스트로 올 시즌 5번째 트리플 더블을 올렸습니다. 신인이 데뷔 시즌 5번 이상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건 오스카 로버트슨(26회), 매직 존슨(7회), 알반 아담스(5회)와 시몬스까지 4명에 불과합니다.  또 2000년 스티브 프란시스 이후 처음으로 신인이 15득점 15리바운드 14어시스트 이상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기록 역시 NBA 역사 통틀어 오스카 로버트슨, 월트 프레이저, 프란시스와 시몬스까지 4명만이 갖고 있는 대기록입니다. 이번 시즌에만 한정해도 시몬스는 러셀 웨스트브룩(14)과 르브론 제임스(7)에 이어 가장 많은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 월별 및 시즌 기록

☞ 10월 기록 :  18.4점 9.1리바운드 7.7어시스트 야투율 53.5%

☞ 11월 기록 :  18.6점 9.5리바운드 6.9어시스트 야투율 49.3%

☞ 12월 기록 :  14.1점 7.6리바운드 7.9어시스트 야투율 50.8%

☞ 01월 기록 :  17.1점 5.3리바운드 6.7어시스트 야투율 59.7%

☞ 02월 기록 :  13.7점 7.2리바운드 7.2어시스트 야투율 51.5%

☞ 전체 기록 :  16.4점 7.7리바운드 7.4어시스트 야투율 52.7%

☞ 더블-더블 18회, 트리플-더블 5회, 20+득점 12회, 30+득점 1회 40+득점 0회

 벤 시몬스(16년 전체 1순위)는 1년 늦은 데뷔에도 자신이 왜 1순위의 재능을 가진 선수인지 증명해내고 있습니다. 206cm의 장신임에도 가드 수준의 순간 스피드와 볼 핸들링, 돌파 능력, 시야를 겸비했고 이를 십분 활용해 필라델피아의 공격을 이끌고 있습니다.

 벤 시몬스의 가장 큰 장점은 공격 시의 판단력입니다. 시몬스는 절대 무리하는 법이 없습니다. 엄청난 돌파 속도로 수비를 제치는 순간에도 자신이 그대로 림으로 돌진하는 것과, 3점슛 라인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료들에게 킥-아웃 패스를 뿌리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나은 선택일지 판단합니다. 그리고 이 짧은 순간에 시몬스가 내리는 판단은 높은 확률로 좋은 결과를 낳곤 합니다.

 평균 16.4점 7.4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선수가 야투율을 52.7%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만 봐도 시몬스가 얼마나 좋은 공격수인지 알 수 있습니다. 리그 정상급 센터로 올라선 조엘 엠비드와 J.J. 레딕, 로버트 코빙턴 등 뛰어난 동료 슈터들을 위한 공격 세팅도 깔끔하고 이들에게 안정적으로 볼을 배급합니다. 시몬스가 ‘왼손잡이 르브론’ 혹은 ‘차세대 르브론’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시몬스에게도 약점은 있습니다. 바로 불안한 중장거리슛 능력입니다. 시몬스는 림으로부터 5미터 밖으로만 나가도 슛을 던지지 않는 선수입니다. 그는 스스로가 점프슛 능력이 평균 이하라는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같은 약점에 대해 시몬스가 내린 대처법은 ‘선택과 집중’입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고 확률도 떨어지는 중거리 슛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대신 돌파와 패스, 게임 조립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효율적인 공격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시몬스가 여전히 신인왕 1순위로 꼽히는 것은 짧은 슈팅 거리와 잦은 실책이라는 약점을 덮을 만한 압도적인 기록 생산 능력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올시즌 시몬스는 더블-더블을 이미 18번이나 기록했습니다. 트리플-더블도 5차례 달성했습니다. 데뷔 5개월밖에 되지 않은 루키가 이 정도의 활약을 펼친 사례 자체가 흔치 않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리그 하위권에 머물던 필라델피아가 현재 플레이오프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도 시몬스에겐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요인입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몬스를 신인왕 1순위로 꼽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 아직 정해진것은 없다 추격자 도노반 미첼

 미첼은 뉴올리언스와의 홈경기에서 무려 41점을 폭발시키며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이날 활약을 바탕으로 미첼은 2010-11시즌의 블레이크 그리핀 이후 단일 경기에서 40점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신인으로 기록되었으며, 1981년 대럴 그리피스가 38점을 기록한 이후 깨지지 않고 있던 유타의 신인 단일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새로 작성했습니다.

▶ 월별 및 시즌 기록

☞ 10월 기록 :  9.3점  1.4리바운드 2.4어시스트 야투율 32.9%

☞ 11월 기록 :  18.1점 3.9리바운드 3.6어시스트 야투율 41.3%

☞ 12월 기록 :  23.1점 3.4리바운드 3.8어시스트 야투율 50.7%

☞ 01월 기록 :  22.2점 3.8리바운드 3.4어시스트 야투율 45.0%

☞ 02월 기록 :  21.3점 4.5리바운드 3.5어시스트 야투율 41.8%

☞ 전체 기록 :  19.5점 3.5리바운드 3.4어시스트 야투율 44.0%

☞ 더블-더블 0회, 트리플-더블 0회, 20+득점 17회, 30+득점 3회, 40+득점 1회

 미첼은 2017 신인 드래프트 전체 13순위로 뽑힌 루키입니다. 191cm의 슈팅가드인 그는 뛰어난 외곽슛과 돌파, 폭발적인 운동능력으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미첼의 활약은 11월 중순까지만 해도 신인으로서 ‘인상적인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종종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주긴 했으나 슈팅 기복이 심했고 주전 자리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당연히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밖으로 다소 밀려나 있었습니다. 벤 시몬스는 물론이고 제이슨 테이텀(보스턴), 카일 쿠즈마(LA 레이커스)보다도 한 수 아래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11월 말부터 약 한 달 반 동안 미첼은 신인왕 레이스의 구도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습니다. 한 경기에서 41점을 쏟아 부으며 모든 NBA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더니 이후에도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며 벤 시몬스의 뒤를 바짝 쫓고 있습니다. 카일 쿠즈마의 페이스가 떨어진 지금, 미첼은 시몬스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습니다.

 도노반 미첼은 득점이라는 카테고리에 한해서는 이미 신인의 레벨을 뛰어넘었습니다. 탁월한 득점력을 가진 미첼을 젊은 시절의 드웨인 웨이드와 비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순수 돌파 속도는 한창 때의 웨이드에 비하면 떨어집니다. 그러나 상대 수비를 교묘하게 비집고 들어가 재빨리 득점을 마무리하는 모습은 웨이드를 분명 연상케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미첼과 웨이드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슈팅 레인지입니다. 데뷔 이래 단 한 번도 평균 수준의 3점슛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웨이드와 달리, 미첼은 루키 시즌부터 경기당 2.2개의 3점슛을 30% 중반대의 확률로 꽂아 넣고 있습니다. 3점슛 라인 한 발짝 뒤에서도 필요하다면 슛을 던져서 성공시키는 선수가 미첼입니다.

 물론 미첼 역시 약점을 가진 선수입니다. 볼을 많이 만지지만 2대2 게임을 통해 동료들의 살리는 능력은 평균 이하입니다. 자신에게 스크린을 걸어준 뒤 림으로 돌진하는 동료에게 좋은 타이밍에 패스를 찔러주거나 위크 사이드(볼이 없는 사이드)에서 움직이는 동료에게 위력적인 횡패스를 뿌리는 기술은 아직 불안합니다. 미첼이 경기당 볼 터치 횟수(59.8회)와 볼 소유 시간(4.1분)이 모두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음에도 정작 어시스트 개수는 3.3개에 불과한 이유입니다.

  미첼은 자신의 돌파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되지 않았거나, 수비수가 사이드스텝으로 돌파 길목을 가로막아 돌파가 주춤하는 상황에서는 패서로서의 위력이 반감됩니다. 돌파가 성공하지 않아도 짧은 패스나 게임 조립을 통해 어시스트를 생산하는 벤 시몬스와 가장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정말 다행스러운 것은 미첼에겐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는 좋은 동료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유타는 리키 루비오, 조 잉글스가 미첼을 대신해 플레이를 세팅하고, 미첼이 날카로운 돌파 혹은 슈팅으로 득점을 올리는 방식으로 공격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공격 방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미첼의 득점력도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12월 한 달 동안 평균 23.1점을 기록한 미첼은 1월에 소화한 3경기에서도 22.0득점을 올렸습니다. 아직은 플레이메이커(playmaker)보다는 피니셔(finisher)에 훨씬 가까운 모습이지만, 이 역시 신인으로서는 매우 놀라운 활약임이 틀림없습니다. 미첼과 경기를 치른 데미안 릴라드도 미첼을 인정했습니다. 릴라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이번 시즌 신인상은 미첼이 따낼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 17-18시즌 NBA 신인왕은 누구

 여전히 신인왕 레이스의 ‘대세’가 벤 시몬스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미국 CBS스포츠는 신인왕 랭킹에서 시몬스를 1위로 놓길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CBS스포츠는 시몬스에 대해 ‘지금 NBA는 시몬스를 어찌할 도리가 없다’며 ‘특히 속공 상황에서 시몬스는 볼 핸들링 능력과 시야, 신장으로 인해 상대에게 치명적인 선수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도노반 미첼은 이 랭킹에서 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CBS스포츠는 ‘이젠 올시즌 루키 중 미첼을 가장 역동적인 스코어러라고 불러도 안전할 것 같다’라며 미첼을 극찬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이런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벤 시몬스만 아니었다면, 도노반 미첼은 신인왕 1순위 후보가 되었을 것이다’

 NBA 정규시즌은 4월 중순까지 이어집니다. 결국 남은 2개월의 활약에 따라 신인왕 레이스는 또 한 번 요동칠 것입니다. 두 선수의 신인왕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입니다. 벤 시몬스와 도노반 미첼 중 과연 누가 마지막에 웃게 될까? 혹은 제3의 후보가 등장할 수도 있을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고의 신인 풍년 속에서 어떤 선수가 신인왕의 주인공이 될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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