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신인왕 경쟁
KBL의 이번 시즌 신인왕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당초 그는 드래프트 1순위답게 가장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민 최근 분위기는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그의 독주로 시작된 신인왕 레이스에 안영준이 뛰어 들었습니다. 연세대 동기이자 프로 데뷔 동기 허훈과 안영준 선수의 각축전으로 압축되는 형국입니다. 그는 전체 1순위로 부산 KT, 안영준은 전체 4순위로 SK의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를 밟았고 신인왕 타이틀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실 그는 일찌감치 대형 유망주로 주목받았습니다. 프로 데뷔도 화려했습니다. 11월 7일 서울 SK와 경기서 23분 21초 출전해 15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역대 신인 선수 중 데뷔전에서 7어시스트+를 기록한 건 07~08시즌 김태술(11점 11어시스트) 이후 10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데뷔전 15점-7어시스트+는 01~02시즌 김승현(15점 10어시스트)과 98~99시즌 현주엽(26점 8어시스트)만 작성했었던 기록입니다.
그는 전반기 프로농구에서 21경기에 출장하며 평균 25분 12초를 소화하며 9.3점, 3.7어시스트, 1.2스틸을 기록하며 주전 가드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데뷔한 신인 중 가장 좋은 개인 성적입니다. 연세대 동기인 4순위 서울 SK 안영준 선수는 22경기에서 평균 19분28초를 뛰며 5.9점 3.4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개인 기록에서 그가 앞서지만 안영준의 활약과 가치도 이에 못지않습니다. 선수층이 두꺼운 SK에서 당당히 주전급 식스맨으로 연착륙해 선배들의 부상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수비와 리바운드, 간간이 터뜨리는 외곽슛으로 팀 승리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SK는 공동 2위로 '팀 성적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습니다.
신인상 기준을 놓고도 현장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기록을 우선해야 한다는 농구인들은 ‘신인이 판도 자체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이전 사례를 보면 김승현, 김주성, 오세근 정도다. 팀 성적을 신인상에 반영하는 것은 무리다. 출전시간, 득점 등 신인 중 가장 좋은 기록을 낸 선수에게 주는 게 맞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팀 성적도 고려해야 한다는 농구인들은 ‘신인이 좋은 성적을 내는 팀에서 자신의 몫을 한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을 부분이다. 기록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면 팀 성적도 봐야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는 팀 성적이 워낙 좋지 않은데다 최근에는 이재도 선수와 트레이드 된 김기윤과 포인트가드로서 출전시간을 나눠가져 기록에선 두드러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신인 중 득점, 어시스트, 스틸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3점슛 성공률이 좋지 않은 게 아쉽지만, 승부처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데뷔 후 첫 승을 맛본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선 후반에만 13점을 집중시켰고, 2승째를 거둔 삼성을 상대론 4쿼터에 10득점했습니다. 기나긴 12연패에서 벗어난 지난 10일 삼성과 연장전에서 6점을 올려 팀 승리에 앞장섰습니다.
◆ 신인왕 경쟁에서의 변수
신인왕 경쟁에서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그를 위협하던 안영준 선수가 훈련 도중 쇄골 부상을 당해 재활에만 4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 출전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안영준 선수가 건강하게 복귀만 한다면 그의 신인왕 경쟁 상대로 다시 떠오를 수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최근 출전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팀 동료 양홍석(4.6점 2.8리바운드)도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양홍석선수는 최근 4경기에서 30분 이상 출전해 평균 11.0점 7.3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세를 시즌 끝까지 이어나간다면 신인왕 경쟁에 최대 변수로 떠오를수 있을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 구단별 신인왕 배출 현황과 존재감
역대 신인왕 배출 구단을 살펴보면 창원 LG, 원주 DB, 서울 SK, KGC 인삼공사가 3명씩 가장 많은 신인왕을 배출했으며, 최소 1명 이상 신인왕을 데리고 있습니다. KT만 유일하게 신인왕과 인연이 없었습니다.
☞ LG : 이현민, 김종규, 정성우
☞ DB : 주희정, 신기성, 김주성
☞ KGC : 김성철, 박찬희, 오세근
☞ SK : 방성윤, 김태술, 최부경
☞ 전자랜드 : 박성진, 강상재
☞ 삼성 : 이규섭, 이현호
☞ 오리온 : 김승현, 이승현
☞ 모비스: 양동근
☞ KCC: 하승진
프로농구 역대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급 선수들은 리그 판도를 뒤흔든 대형 신인들을 배출했습니다. 원주 DB 김주성 선수, 서울 삼성 김태술, 안양 KGC 오세근, 전주 KCC 하승진, 창원 LG 현주엽, 고양 오리온 이승현, 창원 LG 김종규, 인천 전자랜드 박찬희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고양 오리온 전정규 선수나 인천 전자랜드 박성진 선수, 안양 KGC 문성곤 선수같이 기대에 다소 못 미친 사례도 있지만 대체로 1순위급 선수들은 검증된 즉시 전력감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역대 21번의 신인드래프트에서 절반이 넘치는 11차례나 1순위 선수들이 신인왕을 수상했다는 기록만 봐도 1순위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신인왕 향방과 수상 가능성
KT는 현재 10개구단 중 10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9위 고양 오리온과 격차는 4경기입니다. 오리온이 버논 맥클린을 트레이드 하지 않는다면 현재 흐름상 KT가 10위에 그대로 머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KT가 10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가 신인왕까지 차지한다면 10위 최초의 신인왕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에서 신인왕이 많이 나왔지만, 역대 9위 중 신인왕도 3명이나 있습니다. 이들 중 09~10시즌 신인왕 박성진 소속팀 전자랜드는 15승 39패로 대구 오리온스와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 전적(4승 2패)에서 앞서 겨우 꼴찌를 면한 9위였습니다. KT의 성적이 좋지 않더라고 그 역시 충분히 신인왕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물론 KT가 올스타전 휴식기 후 그의 두드러진 활약을 바탕으로 10위 탈출까지 한다면 팀 최초의 신인왕에 더 쉽게 다가설 수 있을것입니다. 굳이 10위 최초의 신인왕이란 수식어까지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 신인왕 타이틀은 허 훈 선수에게
현재 흐름대로라면 허훈과 안영준의 신인상 경쟁은 6라운드 막판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는 "신인상은 생애 한 번 뿐인 상이기 때문에 욕심이 난다"면서도 "지금은 팀에 더 초점을 두고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팀이 먼저다.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는 모범답안을 내놓았습니다.
일단 그가 '올해 신인 중'에서 가장 돋보이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제 남은 후반기에서 여태까지 해왔던 것처럼 신인의 패기를 가지고 개인 성적 향상과 10위 탈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허훈 선수가 타기를 바라는 사람으로서 마지막까지 부상없이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래봅니다. 허 훈 선수 화이팅!!!!!